[의사와 약사부부 초보 육아일기]<15>마사지
“쭛쭈 쭛쭈쭈 쭛쭈쭈쭈….”
“따뚜 따뚜 따뚜 따뚜 따딴땅.”
내가 승민이에게 마사지해줄 때 박자에 맞춰서 해주는 노랫소리이다. 승민이는 두 다리를 번갈아 움직여주며 내는 ‘따뚜 따뚜’ 소리를 가장 좋아한다. “승민이 만세!”라고 외치며 팔을 주물러주면 승민이는 간지러운지 웃음보를 터뜨린다. 또 엎드려놓고 등에 손가락으로 빗질을 해주면 편안한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곤 한다.
나는 시간만 나면 되도록 승민이에게 마사지를 해준다. 승민이를 보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 안 되기 때문에 사실 아빠로서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. 그래서 승민이를 볼 때는 가능한 한 신체 접촉을 많이 하려고 애쓴다.
마사지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승민이와 친해질 수 있는 일종의 ‘전략과목’이다. 아내가 모유를 먹이면서 승민이와 끈끈한 모녀의 정을 쌓는다면, 나는 승민이에게 노래를 곁들여 마사지를 해주면서 정을 쌓는 것이다.
마사지는 아기의 두뇌발달을 자극하고, 성장발육을 도와주며,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.
얼마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‘EBS 아기성장 보고서’ 프로그램에서도 부모가 아기와 가능한 한 많이 접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지 않았던가.
이왕이면 마사지를 해 줄 때 아무렇게나 손길 닿는 대로 쓰다듬기보다는 제대로 마사지 기법을 익혀서 해주는 것이 낫다. 나는 아내로부터 다리 발 배 가슴 팔 손 얼굴 등의 순서로 하는 간단한 마사지 기본 동작을 배웠고 부족한 것은 책자를 통해 보충했다.
마사지할 때 발라주는 오일도 세심하게 선택해야 한다. 시중에서 판매되는 베이비오일보다는 천연 식물성 오일을 쓰는 것이 좋다.
원유에서 추출한 광물성 오일로 만들어진 베이비오일은 아기가 이를 먹을 경우 각종 비타민 결핍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. 또 피부가 건조해지고 심지어 모공(毛孔)이 막힐 우려도 있다.
반면 식물성 오일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주고 보습작용도 뛰어나다.
다만 마사지하기 전에 오일을 손에 부어 두 손바닥으로 비벼 데운 뒤 발라줘야지 아기의 몸에 직접 오일을 붓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.
이진한기자·의사 likeday@donga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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